[Vol.12] '쾌변' 박지훈 변호사 "법정공방만 일? 방송도 야구도 즐거워요"

[명사인터뷰] 디딤돌 박지훈 변호사


인터뷰 내내 쾌활한 웃음으로 말을 이어가던 박지훈 변호사의 별명은 '쾌변'이다. '무슨 더러운 별명'인가 싶을지도 모르지만 '쾌활한 변호사'의 준말로 개그맨 컬투 정찬우가 붙여준 별명이다. 쾌활한 박 변호사의 입담에 반해 붙여졌다고.

"변호사로 진로를 결정하는 것에 큰 고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고등학교를 인문계로 결정하면서 자연스럽게 법대로 진학하게 된 것이죠. 아버지의 권유도 있었고요."

변호사 직업에 대한 만족은 높았다.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학생들이 생각하기에, 변호사라고 하면 고리타분한 일만 한다고 여기잖아요. 변호사 일만 따지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파생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방송 출연하는 것도 즐거워요. 변호사라는 직업이 신뢰를 주는 직업이거든요. 그래서 방송에서도 자주 불러주시죠."

박 변호사에게 방송에 출연하게 된 계기를 들어봤다. 2012년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 착한 변호사로 소개된 것이 이후 다른 방송 출연의 인연이 됐다.

 "법무관을 하다 보니, 지방 근무를 많이 했어요. 그때만 해도 시골에서 돈이 없는 의뢰인들이 많아서 안쓰러운 마음에 옥수수, 감자 그런 것으로 수임료를 대신 받았죠. 그걸 같이 일하는 사무장이 '변호사가 독특하다'고 '안녕하세요' 프로그램에 제보를 했다가 방송이랑 인연이 맺어졌어요."

수임료를 감자로 대신 받았다고 해서 '감자 변호사'라는 별명도 붙었다. 변호사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 지금은 그런 식으로 수임료를 받으면 다른 변호사에게도 민폐가 될 수 있고, 의뢰인에게도 폐가 된다는 생각에 다른 공익활동을 하는 것으로 사회 기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야구 '광팬'인 그는 2013년 야구 보조해설자 활동 기회도 얻었다. "변호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지만 제가 좋아하는 다양한 경험을 맛볼 수 있어요. 그것도 변호사라는 직업의 매력 같아요. 변호사가 하는 야구 해설이라는 것이 흥미로운 일이잖아요."

물론 변호사 업무에 즐거운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법정에 올라서면 승패를 결정해야 하지요. 변호사 직종도 서비스업이다 보니 의뢰인의 불만을 감당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에요. 변호사는 고객을 모셔야 하는 입장이라서 항상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법조인이 되기 위해서 갖춰야 능력은 무엇일까? 박 변호사는 '국어 능력'을 가장 먼저 꼽았다.

"국어 능력, 한문, 사회과목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으면 좋겠네요. 수학도 중요해요. 법 관련 업무를 하면서 일정한 공식에 대입해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법조인에 유리합니다. '저 사람이 왜 저런 행동을 할까'라는 점을 궁금해 하는 사람이 법조인의 자질을 갖췄다고 볼 수 있지요."

암기력이 뛰어나야 할 필요는 없을까? 박 변호사는 예전보다 암기능력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답했다. "물론 암기력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사법고시를 대체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생겼고 필요한 법조문 등은 검색을 하면 다 나옵니다. 오히려 암기력보다는 높은 수준의 논리력이 중요합니다."

박 변호사는 너무 어릴 적부터 법조인으로서의 길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법조인으로 갈 수 있는 문호가 많이 넓어졌어요. 법학과 진학이 아니라, 이제는 대학 학부를 마치고 로스쿨에 들어갈 수 있지요. 미리부터 법조인의 길을 결정할 필요는 없어요. 아이가 성인이 되곤 난 후에 판단해도 늦지 않습니다."

법조인답게 공부를 좋아하고 잘했을 것 같은 박 변호사는 오히려 아이들이 공부만 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요즘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 내용이 제 때보다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나 중학교 시절에는 좀 더 놀면 좋을 것 같은데, 학원 다니랴, 시험공부 하랴 너무 바빠 보입니다. 공부하는 게 체질에 맞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열에 여덟은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을 거예요. 공부가 체질에 맞는 사람은 어떤 조건 속에 던져놔도 알아서 잘 하겠지만, 체질에 맞지 않는 아이들은 어떤 조건을 맞춰 줘도 소용없습니다."

박 변호사는 "경쟁보다는 남을 돌아볼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자유학기제가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부작용이 없었으면 해요. 요즘 아이들은 철이 빨리 드니까, 중학교에 들어갈 때쯤이면 자기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시기라고 할 수 있겠지요. 자유학기제 시기에 따로 사교육을 받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라요."


■ 박지훈 변호사는…
법무법인 디딤돌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입니다. 2001년 경북대 법대에서 학사를 마치고 2010년 고려대 법무대학원 의료법 석사, 2013년 단국대 대학원 법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2002년 군법무관 임용시험에 합격해 육군 군판사 경력을 거쳤으며 국방부 민사소송담당법무관으로도 일했습니다. 2012년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위기탈출 넘버원', '세바퀴', '내조의 여왕', 'TV로펌 법대법' 등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