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1] "저희는 센터가 1개가 아니라 4개나 있어요"

[진로체험 프로그램 돋보기]인천 북부 진로체험지원센터

부평구청소년수련관 활동모습

진로체험지원센터는 지자체(구청)와 지역교육청이 예산을 공동 분담해 사업자를 위탁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천북부 지역의 경우 이런 보통의 사례와 약간 다르게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교육청이 관내 여러 공·사립 기관, 즉 인천문예실용전문학교, 부평구문화재단, 부평구청소년수련관, 부평문화원 등 4곳과 MOU를 맺고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리 교육청도 일반적인 모델이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지역마다 형편이나 여건이 다르지 않겠어요? 2015년에 자유학기제 선도교육청으로 지정은 됐는데 지자체나 저희나 인력 상황, 예산 등이 여의치 않았어요. 그래서 관내에서 이미 역할이나 프로그램이 검증된 기관들과 협력하기로 방침을 정했어요.”

인천북부교육지원청 황경주 중등교육과장의 말이다. 예산이나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손 놓고 기다리고 있기보다 주어진 여건에서 차선책이라도 찾으려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인천문예실용전문학교 체험모습

이미 다양한 직업교육을 실행해 온 인천문예실용전문학교의 경우 생활예술 분야의 직업에 대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중학생에 좀 더 특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푸드스타일리스트, 파티플래너, 커피 바리스타, 와인 소믈리에, 쉐프, 파티쉐, 웨딩플래너, 카지노딜러, 아동요리디자이너 등 보유 중인 실습 중심 커리큘럼을 중학생들에게 맞게 새롭게 변형시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미 지역사회에서 가장 활발히 청소년 지원활동을 펼쳐 온 부평구청소년수련관의 경우 기존 프로그램을 자유학기제 4가지 유형 활동(진로탐색, 동아리, 예술·체육, 주제선택)에 맞게 재분류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부평창의공작플라자'라는 부평구청소년수련관만의 특색 있는 공간을 활용해, 자유학기제 수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부평구문화재단과 부평문화원도 기존 고유의 예술·공연·전시 사업 등을 변형, 확장해 자유학기제 프로그램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부평구문화재단 체험 모습

인천북부교육지원청에서 자유학기제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김은희 장학사는 “새롭게 만들기보다 이미 있는 자원을 더 잘 활용하자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그렇게 접근했는데도 관내 중학생 모두가 여유롭게 체험 프로그램을 접하고 있지는 못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지난해 자유학기제라는 걸 처음 운영하다 보니 아무래도 질보다는 양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지역 사회 다양한 직업 현장에 진로체험 지원을 부탁드렸는데 학교와 매칭이 되지 않아 서로 난감한 상황도 꽤 있었다”고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올해에는 양적 관리 못지않게 질적 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황경주 과장은 “사실 체험처 자체가 크게 부족하지는 않다”며 “공공기관, 대학, 행정기관 등 외부에서 먼저 프로그램을 제안해 오는 경우도 꽤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등 민간기관의 협조는 많이 부족한 형편이어서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인천북부교육지원청에서 진로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고근혜 장학사는 “최근 지역의 한 간담회에서 모 학부모로부터 고교에 진학한 자녀가 자유학기제 때문에 정말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자유학기제의 긍정적 영향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팀워크나 발표력, 협동심 등 자기주도적으로 변모해 가는 모습을 부모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는 것. 교사들의 경우 자유학기제로 인해 더 어렵고 힘든 게 사실이지만 이러한 현장의 긍정적 측면 때문에 ‘자유학기제는 어려워도 가야 할 큰 흐름’이라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부평문화원 체험모습

황경주 과장은 “다들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도 있고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매스컴 등에서 너무 조급한 시선으로 바라보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진로체험처가 턱없이 부족하다, 학력이 저하된다 등 자유학기제를 바라보는 삐딱한 시선들이 좀 더 따뜻하게 바뀌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은희 장학사는 “사실 그동안 학교나 교육지원청이 교육의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 있었던 경향이 컸다”며 “하지만 자유학기제로 인해 많은 다양한 기관, 주체들이 소통하고 지원하고 협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점들만 해도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저희처럼 여건이나 형편이 여의치 않아 독자적인 센터 구축이 어려운 지역의 경우 이미 구축된 지역 사회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인 것 같다”며 “모범사례라고 보긴 어렵겠지만 다른 지역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는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