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9] 자유학기제의 본질은 학교 진로교육의 강화이다

금년도부터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되고 있다. 자유학기제는 박근혜정부의 핵심 교육정책 가운데 하나이다. 현 정부는 왜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핵심 교육정책으로 삼았을까? 현 정부 교육정책의 비전은 ‘꿈과 끼를 키우는 학교교육’, 이른바 행복교육으로 요약된다. 행복교육, 좁게는 행복한 학교가 되려면 무상교육 확대나 사교육비 경감, 대학반값등록금과 같은 교육복지 확충도 중요하지만, 학생 스스로가 학습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학습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시험 중심의 획일적 학습문화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상황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자기주도적 학습이 가능한 ‘자유학기제’가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라 본다.

 

주지하듯이 해방이후 한국교육은 양적, 질적 측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였다. 어쩌면 우리나라가 오늘날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는 데 학교교육은 1등 공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있고, 사회나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변하고 있다. 지나치게 성적과 서열에 의해 평가되는 교육의 성과는 다수의 학생들에게 성취감보다는 무력감과 자신감 상실, 심지어 극단적 자살을 선택하게 만들고 있다. 이미 세상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접어들어 요구하는 인재상이 변하고 있다. 얼마 전 국내는 물론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앞으로 학교교육에서 어떤 능력을 키워주어야 하는지 시사하고 있다. 사회 및 산업 전영역에서의 인공지능의 발달과 적용은 암기위주의 시험중심 교육이 얼마나 한계가 있고, 무의미한 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이미 많은 선진국에서는 능력중심, 학생중심의 교육체제로 학교를 재설계하고 있다. 우리의 자유학기제와 유사한 전환학년제, Gap Year 등 학생 개인의 자기주도적 학습 및 체험을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1세기 전 근대학교가 탄생할 때만해도 학교는 국가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산업화 및 민주화 실현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유일한 교육기관이었다. 학교의 교육과정은 자연스럽게 표준화에 맞추어졌고, 교육의 결과는 늘 평균의 관점에서 논의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교육체제는 국민 누구나 평생 동안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는 평생학습체제이다. 사회에는 학교 외에도 다양한 대안적 교육기관이 존재하며,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의 발달로 국민들은 누구나 원하는 지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 있다. 그러므로 학교의 기능과 역할도 이제는 변화되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국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보편적인 지식이나 가치관만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학생 개인이 의미 있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도록 돕는 곳이어야 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자유학기제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꿈과 끼를 찾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곳을 탈바꿈하기 위한 하나의 시작이다. 시대적 특성을 고려한 학교변화정책으로서 의미 있고 방향 또한 옳다고 본다. 다만, 우리 사회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령모개로 새로운 교육정책이 만들어지다 보니 지속적으로 실천되어 소기의 성과를 내는 정책을 보기 드물다. 자유학기제가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제 속에서 실천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법적으로 진로교육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학교교육은 학생 개인의 의미 있는 성장을 도와야 하므로 마땅히 진로교육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러나 앞서 지적하였듯이 우리의 학교교육은 학생 개인보다는 국민으로서 필요한 보편적 지식 주입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개인의 잠재력 개발보다는 시험성적이 모든 것에 우선하였다. 이러한 학교에 변화를 꾀하고자 진로교육법이 탄생하였고, 그 가운데 자유학기제 관련 조항이 자리하고 있어 자유학기제는 큰 틀에서 진로교육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인 것이다. 
 

둘째, 자유학기제는 토론, 실습 등 학생참여형 수업을 장려하고 있다. 이는 교사 중심의 수동적 학습이 아닌 학생 중심의 적극적 수업을 통해 창의적이며 다양한 사고 능력을 함양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의 자기주도성이 중요한데 이는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와 함께 사회구성원으로서 자신의 꿈을 찾아야 가능하다. 학생 개인이 꿈을 찾고 실현하도록 돕는 교육이 바로 진로교육이다.

 

셋째, 자유학기제는 내용적으로 진로탐색을 위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강조하고 있다. 청소년기는 자아를 발견하고 사회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가를 찾아내는 시기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체험에 노출되어야 한다. 그래서 학자들은 청소년기 진로발달 과업으로 ‘진로탐색’을 강조하는 것이다. 아무리 소질과 적성을 가지고 태어났다 하더라도 그것을 발현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지 않으면 찾아낼 수가 없다. 학생들의 흥미 또한 마찬가지이다. 직접 경험하고 체험해 보지 않으면 어느 영역에 흥미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자유학기제는 학생 개인이 보다 체계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의 경험과 체험을 통해 가지고 태어난 잠재적 역량을 찾고 신장시키기 위한 시간이다. 그러므로 진로탐색을 위한 학생의 의미 있는 체험활동은 자유학기제 성공의 핵심 요소이다.



 ■ 송병국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농촌사회교육을 전공했습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를 받은 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10년 가까이 청소년 및 진로교육을 연구했습니다. 이후 순천향대학교로 옮겨 청소년교육상담학과 교수를 맡아 현재까지 연구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장 등 일선 교육현장의 경험을 살려 현재 한국진로교육학회장 직을 수행하고 있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