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6] 자유학기제, 부모도 함께 자유!

[칼럼]


자유학기제의 성공을 꿈꾼다!

언제부터인가 공부만 해야 하는 학생이 아니라 존중해야 할 인격체로서 아이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학생들이 새롭게 구분되기 시작했다. 먼저, 드물긴 하지만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바로 꿈도 있는 학생이다. 다음은 자신의 꿈보다는 입시경쟁에만 매달리는 모습, 바로 꿈만 없는 학생이다. 그리고 자신의 꿈은 분명하지만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모습, 바로 꿈만 있는 학생이다. 마지막이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고 주변에 피해까지 주는 모습, 바로 꿈도 없는 학생이다.

현재 우리 교육은 학생들에게 어떤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걸까? 마음껏 꿈을 꿀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꿈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정상적인 학생의 모습 아닌가! 하지만 현실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꿈만 없는 우등생, 꿈도 없는 위기학생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자유학기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꿈만 없는 우등생에게 자유학기제가 꿈을 준다면 그들은 우리 사회의 ‘빛과 소금’ 같은 지도자가 될 것이다. 꿈만 있는 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가 진로 탐색·개척 역량을 길러준다면 그들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될 것이다. 꿈도 없는 위기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가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그들은 더 이상 우리 사회와 가정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다. 자유학기제는 그래서 중학교 시절의 한 학기에 불과하지만 우리 사회와 가정, 그리고 학생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새로운 인생 설계도라고 생각한다.

4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는 자유학기제의 원조,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 이제 시작이지만 모든 중학교와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대한민국의 자유학기제. 결코 쉽지 않은 조건이지만 그럼에도 자유학기제의 성공이 너무도 간절하기에 열심히 견학하고 연구하고 토론하는 관계자들의 모습에서 희망을 본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진로탐색도 좋고 인성발달도 좋고 자기주도역량 강화도 좋지만 대입에 실패하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자유학기제의 의미를 짧게, 그러니까 대학 입시까지만 생각하는 대다수 학부모들의 생각이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자유학기제 특수를 노리는 입시 경쟁 위주의 사교육 논리가 버티고 있다. 학교에서는 자유학기제의 정신에 따라 꿈을 키우다가 학원에 가면 특목고, 자사고 입시 준비에 매달려야 하는 현실에서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에게 과연 어떻게 추억될까?

중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는 학교 시험에 방해받지 않고 열심히 특목고, 자사고 입시를 준비할 수 있는 호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대학입시, 그리고 그 전초전으로서 특목고와 자사고 입시라는 블랙홀로 중학생들의 삶이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만 지금까지 열심히 준비한 자유학기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흔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자유와 자유학기제 구하기

어떻게 하면 특목고, 자사고 입시 준비에 포위된 자유학기제를 구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일선 중학교에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유학기제 취지 설명회에 외부 강사로 다수 참석한 경험이 있다. 자유학기제의 성공을 간절히 염원하기에 열심히 핏대까지 올려가면서 외쳤다.

‘대입까지만 생각하면 자유학기제는 시간 낭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100세 시대, 인생의 전성기를 40대, 50대로 본다면 자유학기제는 가급적 빨리 준비해야 할 인생 설계도를 준비할 수 있는 놓칠 수 없는 기회입니다. 부모 주도로 명문대에 진학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구했지만 자기 인생을 고민하지 못한 대다수는 결국 부모에게 의존하게 되어 있습니다. 대입에는 성공했지만 인생에는 실패한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니트족, 캥거루족, 연어족을 아십니까? 모두 자기주도적인 인생을 살아본 경험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결국 부모에게 손을 벌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위태로운 인생들입니다. 자녀를 입시에서 성공시킨 부모는 한때 우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오래 가지 못 합니다. 자신을 만나고 자기 인생을 고민하고 세상을 만나고 세상을 고민한 사람만이 자립심을 가지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 자기 인생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자유학기제는 바로 자식 뒷바라지에 평생을 바쳐야 하는 대한민국 부모들에게 자녀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자유도 줄 것입니다. 자유학기제 동안만이라도 자녀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허락해 주셔야만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도 자유학기제 기간만큼은 자유를 누리시기 바랍니다. 입시에 성공하고 인생에 실패한 자녀를 원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학교에서 얻은 자유학기제 효과가 집에 가서도 쭉 이어져서 학생들의 마음과 생각, 그리고 실천으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학교를 마치고 학원으로 직행해서는 안 된다. 집에서도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들도 자유를 누려야 한다. 최소한 자기유학기제 기간만이라도 입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부모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자유학기제를, 특목고 자사고 입시를 마음껏 준비할 수 있는 자유라고 유혹하는 사교육 진영과 학부모들이 손을 잡기 전에 학교가 먼저 학부모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인간적으로 부쩍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 부모들도 바라는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을 부모들이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참여의 기회를 만들고 협력할 수 있는 기획을 해야 한다.(아일랜드 경험, 전환학년제를 경험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대입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는 사실도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

우리 교육을 변화시키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학부모들의 이해부족이나 사교육 논리로 인해 실패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 박재원 소장은…

 

한 때 사교육업계에서 잘 나가는 인기 강사였지만 회의감을 느끼고 사교육의 허상에 대해 낱낱이 분석·고발하는 전문가로 변모했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대표강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을 거쳐 현재는 아름다운배움 부설 행복한공부연구소 소장 직을 맡아 '학부모 인식 개선'에 온 열정을 쏟고 있다. EBS, SBS 등 다수의 교육전문 프로그램에 출연, 날카로운 시각으로 사교육의 함정을 고발하며 명성을 떨친 바 있다. 저서로는 '부모와 학부모 사이', '박재원의 부모효과', '핀란드 부모혁명' 등 20여권이 있다.